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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20230722

by 순애_ 2024. 4. 30.

다정한 너는 나에게 이유 없이 잘해줬어. 난 사람이 무서워서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잘해주는지 의문을 가졌고, 왜 수많은 사람 중에 하필 나인지 물었지만, 넌 그냥 나라서 마음이 갔다고 했지. 내가 적어내려갔던 활자들이 너에게 닿아 위로가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다. 그 많은 독백들에 네가 답해준 덕분에 외롭지 않았어. 순수하고 따뜻한 네가 써내려가는 사랑 얘기들은 참 아름다워. 어린 너에게 내미는 나의 손길은 검은 먹물 같은 걸까 봐 멈칫하면서도, 너를 그 아픔에 닿지 않게 하려고 열심히 막아섰어. 여리고 예쁜 마음은 훨씬 다치기가 쉽거든. 난 너의 손을 잡아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오히려 내가 너에게 사랑을 받고, 나도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 넌 나에게 이름마저 어여쁘다는 뜬구름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그 어떤 구체적인 미사여구들보다 더 마음이 가. 너의 어깨에 기대었다가 잠에 들어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까 봐, 또 너의 다정함에 취해 쓰러질까 봐, 나에 대해 더 알게 되면 넌 돌아설까 봐 수많은 걱정들을 하지만, 그래도 난 여전히 다정한 너에게 순수한 사랑을 선물하고 싶은가 봐. 그래서 또 다가서고, 또 잘해줬어. 서로를 잘 알지 못할 때의 적당한 거리가 주는 안정감을 잘 알지만, 너의 가까이에서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욕심나서 나를 보여줬어. 이 여름밤에, 너와 나누는 이야기들이 바람이 되어 불어오니 선선하니 좋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사람이 싫어도 의지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라고, 언제든 난 너의 편에 있을 테니까. 이 새벽이 지나기 전에 이렇게 내 마음을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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