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2213 20221105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1. 23. 20220807 내가 믿는 건 진실이 아니다. 진심이다. 진실이 아니라고 말을 해도 나는 오롯이 진심에 기대어 왔다. 진실 같은 건 너무 이분법적이라서 의심하고, 그 의심을 확인하는 과정엔 지치고 실망하고, 아주 가끔 안도하는 불안한 마음밖에 없기에 내가 믿을 건 진심밖에 없다. 상대의 진심이 아주 조금밖에 없다 해도, 내가 보고 믿었던 그 따뜻했던 순간들로 모든 거짓을 덮어 줄 수 있었다.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건 오롯이 스스로였는지, 자신의 고된 삶이었는지, 모든 것에 이유가 있었으리라. 내가 믿었던 진심은 여전하리라. 그렇게 또 진심에 기대었다.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부터 이기적인 사람, 스쳐 지나가는 사람,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까지 많은 관계들이 있지만, 그 모든 관계가 사랑이길 바라진 않아도 적어도 자기 마음에.. 2024. 11. 4. 20221110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1. 2. 20220831 카페 한편엔 사용되지 않는 의자와 테이블이 짐짝처럼 쌓여 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지키기 위해 테이블 간 간격을 벌리려다보니, 자리에서 밀려난 테이블과 의자가 저렇게나 많았다. 쌓여 있는 의자와 내가 앉은 의자가 얼핏 공평한 시간 속에서 다른 속도로 낡아가고 있다. 나는 내 위치를 가늠한다. 삶의 변두리 어디쯤 밀려나 있는지. 간격이 벌어진 분자가 기화하듯, 변두리로 밀려나야만 하는 삶도 공허하긴 마찬가지였다. 되는대로 대충 얽어 만든 주체 없는 인생. 내 은하의 중심에 놓인 것들을 생각한다. 아주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인력으로 소멸하지 않을 정도로만 겨우 나를 지탱하는 것들. 비가 오면 자꾸만 무책임하게 증발하고 싶다. 천 광년의 공동. 다시 말해 내가 사는 별은 천 광년의 공허, 그 중심에.. 2024. 9. 26. 20220812 솔직히 말하면 스스로를 내리깍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다. 나처럼 한심한 사람들이 동시대에 여럿 살아 숨쉬고 있으려나. 일찍이 눈을 떠도 두세 시간이고 잠잠히 침대에서 산송장같이 자빠져 있는 사람이 있으려나. 휴대폰을 보다가 더 이상 할 게 없어서 또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으려나. 유년 시절 당연하다는 듯 배웠던 양치와 세수, 샤워 그리고 아침밥, 방 청소같은 습관들을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불규칙하게 할 수가 있다니. 연명하듯이 겨우겨우 살아내는 것도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었다니. 맘먹은 행동 하나 옮기는 데에만 몇십 분 소요돼서 이쯤 되면 그냥 잠자코 살다 가는 게 최선일 거란 생각까지 들어. 열여덟 때엔 그저 넓은 집 거실 안에 작디작은 내 어둠의 방 하나쯤 키우는 느낌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지.. 2024. 8. 22. 20221026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은 어리석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에 관해 우리는 그저 어렴풋이 짐작할 수만 있을 뿐이다. 상상력은 무한하다고 하지만, 어차피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이란 거,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의 범주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게 명백하니까. 그러므로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같은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최소한의 이해를 동반하지 못하는 공감은 좀 폭력적이라고 여긴다. 러닝머신 위에서 42.195km를 달리는 것과 실제 마라톤을 완주하는 일이 완벽히 다른 것처럼, 경험해보지 못한 괴로움과 나 사이엔 넘겨짚을 수 없는 벽이 있다. 그런 연유로 그 사람이 내게 건넨 위로는 러닝머신 위에서 하는 헛발질과 비슷한 거였다. 그러므로 나는 동감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 2024. 8. 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