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건 진실이 아니다. 진심이다. 진실이 아니라고 말을 해도 나는 오롯이 진심에 기대어 왔다. 진실 같은 건 너무 이분법적이라서 의심하고, 그 의심을 확인하는 과정엔 지치고 실망하고, 아주 가끔 안도하는 불안한 마음밖에 없기에 내가 믿을 건 진심밖에 없다. 상대의 진심이 아주 조금밖에 없다 해도, 내가 보고 믿었던 그 따뜻했던 순간들로 모든 거짓을 덮어 줄 수 있었다.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건 오롯이 스스로였는지, 자신의 고된 삶이었는지, 모든 것에 이유가 있었으리라. 내가 믿었던 진심은 여전하리라. 그렇게 또 진심에 기대었다.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부터 이기적인 사람, 스쳐 지나가는 사람,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까지 많은 관계들이 있지만, 그 모든 관계가 사랑이길 바라진 않아도 적어도 자기 마음에 솔직한 진심이길 바란다. 마음 속에 우러나온 진심이면 된거다. 사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 모두가 진심이길 바라는 건 너무 유토피아적인 생각인 것 같지만 말이다. 내가 진심에 매달리는 게, 나의 집착이고 결국 약점이 되겠지만, 정말 내가 사랑하는 모두는 진심이었으면 좋겠다. 누가 보면 나의 진심에 대한 집착이 이해가 되지 않을지라도 나는 진심을 믿는다. 나 또한 진심으로 그 사람들을 대할 거니까, 그렇게 진심의 힘을 믿고 살아갈 것이다.
diary/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