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2326 20230611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1. 10. 20231129 사실 알고 있었어. 애써 모르는 척 했던거야. 내가 말을 돌릴 때마다 어두워졌던 너의 표정을 난 선명하게 기억해. 나한텐 선택권이 없었어.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숨을 쉴 수 있었으니까. 서서히 지친 눈빛으로 식어가는 마음에 갖은 이유를 댈 걸 당연히 예상했으니까. 처음엔 다 좋지. 좋은 줄 알지. 조금만 지나도 아무렇지 않았던 것들 모든 것들이 아무렇지 않지 않아 보일 걸 알아. 넌 왜 그렇게 예민하고 불행해 해? 넌 왜 불완전하기만 해? 나한테 당연하기만 한 내 불행과 우울이 옮겨가는 걸 볼때마다 씁쓸함을 느끼다가도 이런 날 사랑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작은 기대를 하겠지. 불확실하기만 한 미래에 확실한 게 하나라도 있다면 몇초라도 더 살고 싶어지니까. 대신 그에 대한 내 무조건적인 사랑은 나의 면죄부이.. 2024. 11. 1. 20230823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0. 31. 20231215 이별을 겪을 때 흔히들 '떠났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두 사람이 동시에 사랑의 시절로부터 떠날 수도 있을까? 이를테면 협의 이혼 같은 거. 그러나 대부분의 이별은 필연적으로 한 사람이 남겨지는 형태를 취한다. 남겨진 나는 생각한다. 우린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오전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이었다. 덕분에 아무것도 하질 못했다. 이별하면 응당 무기력하기 마련이라, 기한 내에 넘겨야 할 것들을 다 미뤄버렸다. 예전의 메시지를 올려다본다. 이별 직전 말고, 좀 더 위로, 위로, 그 애가 지금보다 다정했던 때로. 그 무렵 나눈 대화들은 너무 소중해서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정갈하게 정돈해서 간직해야지, 마음먹는다. 구백칠십만자. 그중에 날짜를 빼고, 이름을 빼면, 우리가 나눈 .. 2024. 9. 29. 20231031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9. 25. 20230914 한 때, 여름에 관한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그때는 이 모든 게 순간 지나갈 나의 어린 마음이라 생각했다. 가만히 감정을 배출하는 방법을 몰라 글을 씀으로써 해소하는. 실제로 글을 쓰면 그나마 그리움이 덜어지곤 했으니까.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하다. 달라진 게 없다. 시간이 지나면, 해가 거듭되고 스물이 지나면, 그러면 다른 글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열 아홉의 내가 얼마나 오만했는지. 너는 왜 그토록 여름을 닮았는가. 덕분에 나는 여전히 여름을 서성인다. 여전히 여름을 그리워하고, 여전히 여름에 관한 글을 쓰고. 때 아닌 겨울에도 코 끝에 네가 쓰던 향수 냄새 스치면 눈물이 핑 돈다. 목이 메여오고, 눈 시울은 붉어지는데 입조차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낮게 네 이름을 읊는.. 2024. 9. 20.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