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riting/pain

사랑만은 영원했으면

by 순애_ 2024. 8. 28.

슬픔이, 그의 표정에 나는, 순식간에 슬퍼지고 만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함께 읊조리게 되는 것이다. 언어라고 할 수 없는, 말도 아니고 음악도 아닌, 드문드문 내뱉는 감정의 분출도구, 어떻게든 형태로 만들어지고 싶은 표출의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 튀어나온다. 어떻게 이런 감성을 가질 수 있을까, 잠에 취한 듯, 약에 취한 듯, 몽상에 빠져든다.

우리의 사랑이 영원하다면 그럼에도 난 기어코 사라진 것일까.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영원을 부적처럼 입에 담고 살았건만, 어느덧 손목을 타고 잔뜩 눌어붙은 숨이 흘러내린다. 아, 이제 난 곧 죽는구나. 그렇다면 나는, 너를 위한 나의 사랑에 묶여 남게 될까, 혹은 나를 위한 너의 사랑과 함께 사라지게 될까. 그래서 나는 미약한 숨을 토하던 순간까지 기도했다. 부디 모든 죽음이 사라짐은 아니기를. 너와 내가 연약하여 끝내 죽어도, 너와 나의 사랑은 끝내 사라지지 않기를. 그렇게 이 세상에서 기어코 연명하기를.

'writing > pai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가 되는 사랑  (0) 2024.09.15
배고픈 사랑  (0) 2024.08.31
무력한 나  (0) 2024.08.26
죽고 싶다는 연락  (0) 2024.08.23
최악의 엔딩  (0)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