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모든 것에 영혼을 불어넣더라. 처음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았어. 그 사람의 눈이 예쁘다던지, 같이 있으면 재미있다던지, 어른스럽고 성격이 좋다던지,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 이유가 명확했거든. 그리고, 이게 사랑인 줄 알았어. 내가 좋아했던 부분들이 변하고, 못난 모습에 실망을 하고, 금방 식어버리는 것 마저도 다 사랑인 줄 알았어.
쉽게 시작하고 쉽게 끝낼 수 있었기에 사랑에 애써본 적이 없었고, 극단적이고 충동적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것들은 그저 일시적인 자극이자 한낱의 감정놀음이었지만 말이야. 만나기는 한나절이지만 잊기에는 평생도 모자란 게 사랑이라는데, 나에게 그런 절절한 감정은 없었던 것 같아. 인연의 끝이 나면 끝인 거지 그걸 연연해하진 않았던 것 같아.
근데, 언젠가 말이야, 좋아한다는 말이 이렇게 꺼내기 어려운 말이라는 걸, 사랑한다는 말이 너무 벅차는데, 그 말에도 내 마음이 담기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순간 내 심장은 멈춰버린 것만 같았어. 사랑은 모든 것에 영혼을 불어넣더라. 살아 숨쉬다가도 사랑이 끝나면 죽은 영혼이 되겠지만, 대신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어. 사랑은 그 존재만으로도 내 모든 것의 이유가 되더라.
나의 낙원. 우리 그냥 흘러가는대로 사랑하자. 바다에 노을이 지고 잔잔한 파도가 치듯이 흘러가는대로 사랑하자. 사랑에 높낮음이 있어도 그냥 흘러가는대로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 나를 쳐다보는 너의 애틋한 눈빛과 너의 목소리의 높낮이를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그 차오르는 말들을 머금지 말고 말할게.
우리 사이엔 영원이 존재해. 만약 영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난 우리가 영원할 거라고 믿을래. 그렇게 믿고 싶어. 너랑 있으면 모든 곳이 영혼이 가득한 낙원이야. 나는 그 낙원을 떠나고 싶지 않아. 아니 난 너를 떠나고 싶지 않은 거 같아. 너와 계속 함께하고 싶어.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널 사랑해. 처음부터 끝까지 이 마음이 전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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