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모르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래도 지금에나마 너를 놓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나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게 훨씬 쉽다는 말을 증명하듯 기회주의자로 살아가는 너를 보면 싫증을 넘어서 증오의 감정이 든다. 못 가진 것에 대해 갖는 그 감정을 본인은 동경이라 일컫겠지만 너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절대 모를 것이다. 그건 열등감일 뿐이다. 네가 못 가진 걸 왜 가진 사람들에게 화풀이인가. 네가 하는 말들은 모두 날이 서있었고, 네가 줏대와 호불호라고 부르는 것들은 이기심에 불과했다. 너에 대해 기억나는 모든 것들을 지우고, 좋았던 기억도 내 손으로 더럽혀서 널 미워하는데, 엮여있는 사람들의 관계까지 내가 끊어낼 수는 없어서 마주칠 때마다 표정이 일그러졌다. 한 번 너를 포기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쉬웠다. 나밖에 없다고 누누히 나를 구속시키려던 너에게서 탈출할 수 있었고, 너를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뻔뻔한 너의 인사말은 참 듣기 싫고, 이제 내가 너의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느꼈는지, 그제야 보내오는 가식적인 멘트들과 고작 몇 푼 안되는 선물들은 전혀 반갑지가 않다. 이 시간에도 너에게 버려지고 있을 것들과 너의 곁에 있음을 이유로 힘들어할 나의 소중한 사람들의 고충을 복수하기엔 너의 인사를 거절하는 걸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이젠 네 얼굴만 봐도 토악질이 나온다. 정때문에 너에게 붙잡혔는데 이젠 그 시간이 아깝다. 정을 넘어서서 너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한다. 내 상식에선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래도 다행히 너에게 상처를 받지 않게 된 지 정말 오래되었고 이젠 비웃음이 나온다. 난 오히려 이제는 네가 불쌍하다. 또 3년을 넘게 지독하게 너의 얼굴을 마주한 내가 정말 대견하다. 미안하지만, 아니 하나도 안 미안하고, 더 이상 보잘 것 없는 너는 내 곁에 있을 자격이 없다. 이런 말을 입에 잘 담지 않는 나지만 그만큼 넌 나에게 악한 존재였다. 나에게 득보다 실인 사람이었고 그건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한테도 그럴 거다.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diary/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