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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Dear K

20240611

by 순애_ 2024. 8. 12.

나는 늘 꿈과 현실이 반전되는 순간만을 좇았다. 그러면 이제는 잃어버린 그 꿈이, 언젠가는 나의 현실이 되어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것이 착각이기를 강요했다. 그렇지만 너는 이미 꿈보다 더 꿈같은 현실을 살고 있다고 했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덕분에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너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이별의 순간에, 아무리 괴롭더라도 이제는 울지 않기로 우리는 맹세했으니까.

너의 우울은 늘 나의 족쇄였다. 그것은 나의 비극에 너를 끌어들였다는 죄책감이었을까. 그래서 내 꿈을 기꺼이 너에게 주기로 하였다. 내 모든 걸 너에게 바치기로 했다. 보잘 것 없는 내 마음이 너를 채울 수 있는 무언가가 되기를 소망했다. 비루한 희생이라도 감히 구원이 될 수 있기를, 어찌나 간절하게 빌었는지 너는 평생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나는 너에게 구원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치 내가 대단하고도 숭고한 존재가 된 것만 같기도 했다.

너는 그 꿈인지 현실인지도 알 수 없는 곳에서 만족할까. 그렇게 행복할까. 나의 희생을 기억은 할까. 혹여나 여전히 그곳에서 억지로 우울을 삼키며 참아야 할 아픔과 괴로움을 품고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희생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디딜 수 있는 땅도 더 없었으니까. 너의 우울이, 비록 나라고 해도, 그마저 너는 날 짓밟고 올라갈 테니까. 단결하지 못한 꿈들이 쉬이 방황한다. 그 꿈들의 너머에는 초라한 희생을 짊어진 내가 있다. 이제는 닿지도 못할 너를 앓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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