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고 솔직하지 못 한 나는, 가끔 자고 있는 네 손을 만지작 거릴 때가 있다. 하고 싶은 말은 자꾸만 목끝까지 차오르는데 내뱉을 줄을 몰라 입 안에서 사탕처럼 굴리기만 하다 끝내 녹아버린다. 내뱉어지지 못 한 말은 혀 안에서 그대로 즉사하는데, 그 말들의 마음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나를 괴롭힌다. 입 안에서는 감정들의 단내가 풍긴다. 미처 전해지지 못 한 감정들의 단내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종종 네 모든 것 하나하나에 감정이 일렁이는 나를 보며 내가 사랑 때문에 삶을 다짐하기도 하는 사람이었구나 느꼈다. 이런데 네가 내 청춘이 아니면 뭐겠니. 스물 둘의 뒤를 돌아보아도 여전히 네가 있을까. 그 때에도 내 청춘을 여전히 너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모든 것을 깨닫게 될까. 어쩌면 그때도 나는 감정을 내뱉는 방법을 모를까. 방법을 모를 때면 괜히 자고 있는 네 손을 만지작거릴 수는 있을까. 네가 보고싶어지면 뒤를 돌아 너를 안을 수 있을까. 너는 기억으로 남을까, 현재로 남을까. 그때도 네가 내 여름이자 청춘일까.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있잖아. 어쩌면 가끔 이 모든 것이 한여름밤의 환상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 네가 너무 좋은데, 내가 이런 과분한 사람에게 사랑이어도 되나 싶고 너를 위해 떠나줘야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 너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나는 그래. 너와 나의 우리의 청춘이 이대로 영원했음 좋겠다. 변하고 말거라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너를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살아가고 싶어.
di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