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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24

20240515

by 순애_ 2024. 5. 15.

생각지도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고,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또 다른 상황들이 맞닥뜨려지고,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그 상황들을 받아들여야 했던. 그런 정신없었던 날들을 보내고 이제 조금 숨을 쉬어본다. 숨을 쉴 틈이 필요했다. 죽지 못해 사는 것 같았던 근래 나는 몸도 마음도 지쳐 축 처진 시체처럼 생기 하나 없었다.

예민한 날이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고단한 밤에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엎어놓았던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하기를 여러 번 반복. 어둠에 익숙해진 눈을 찡그리며 밝은 액정을 쳐다보기를 또 반복. 애써 좋은 생각을 하려 멋진 상상을 해보려 들지만 다시 찾아오는 공허함과 슬픔.

매번 이 시간이면 걸려오는 부재중 전화에 마음이 요동친다. 혹시라도 너일까 봐. 매일같이 널 기다리는 건 아니지만 뜬금없는 전화가 걸려 올 때면 마음을 졸이며 다시 전화가 걸려오기를 기다린다. 나는 결국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버렸다. 아니, 아닌데, 기다리는 건 아닌데 그냥 한 번쯤 모른 척 몰랐던 척 여보세요, 하고 네 전화를 받고 싶었는지도.

뭐라도 해야겠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그 뭐라는 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포함일 테니까. 생각조차 하지 않아야 되는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아. 어려워. 생각이 너무 많아서 뒤죽박죽이다. 내가 멀티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여태 믿어왔는데 생각하면서 생각 정리하는 건 잘 안된다. 머릿속엔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들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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