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호수에 날아든 돌멩이가 고요함을 어지럽혔다. 그렇다고 소홀히 하라는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으나 듣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말속에 담긴 의미가 전달되지 못했다. 오히려 가슴에 비수처럼 꽂혀버렸고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화살들이 가슴에 꽂힐 땐 칼날로 변해있었을 정도였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겨우 붙잡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아차 싶었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늦게라도 수습을 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아니, 당시에는 수습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찌른 사람은 없는데 찔린 사람만 남아있는 처참한 현장을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아차렸던 것이 화근이라면 화근이겠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땐 정말 늦어버린 뒤였다.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해야 할까.
솔직히 말할게, 그때의 선택을 후회한다고. 그렇지만 이미 선택은 끝나버렸고 결과만 남았어. 지금은 이렇게 후회하는 마음 가득이겠지만 그렇다고 내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하진 않을 거야. 절대적인 건 없지만 상대적인 건 있지. 아무리 후회해도 이제는 돌이킬 수 없어. 나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될 테고. 수없이 선택을 번복할 기회와 시간은 충분했을 텐데 그럼에도 그러지 않은 네 선택을 바라보며 또다시 아파하고 상처받아야 하는 내 생각은 끝까지 하지 않는구나. 네 이기심으로 어디까지 아파하고 얼마나 참아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 따가운 태양 아래 땀 흘리며 더워하는 게 아니라 눈물 흘리며 슬퍼해야 하는 내 스스로가 가여워.
writing/p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