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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love

다정이 나를

by 순애_ 2024. 5. 29.

여전히 다정은 노력이라 믿는다. 말 한마디, 표정하나 때에 맞는 사랑과 용기를 고르고 골라 건네어 행동하는 힘. 상대를 웃게 만드는 노력. 살게 만드는, 그리고 어느새 습관이 되어 되어버린 노력들. 그런 게 우리를 유연하게 만든다. 끝끝내 말라버리지 않도록 서로를 돕는다. 뾰족한 세상에 맞서 굳어지려 할 때마다 다정한 이들의 문장을 떠올린다. 사랑이 적힌 장면 하나에 기대어 버티며 살아간다. 오늘 우리가 다정히 사랑해야 할 이유다. 보고 싶어,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흔한 말일지언정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다. 다정한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점점 전염되어 우리를 웃게 만들고, 살게 만든다. 꼭 어떤 무릎 베고 쉬는 듯 안심되는 사람이, 짧지만 묵직 한 응원으로 나를 몇 배는 용감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우리를 살게 만든다.

다정이 습관으로 밴 사람의 든든한 챙김이 좋다. 그 보호 아래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는 한다. 나의 자랑거리이자 아주 먼 훗날, 내 삶에도 맑은 물이 충분히 흘렀음을 증명해 줄 깊은 흔적 같다. 몹시 고마운 사람, 나를 대하는 말과 행동에 존중과 배려가 물씬 묻어나는 사람이 좋다. 존중과 배려가 기저에 깔린, 사람다운 사람이 좋다. 매사에 말을 예쁘게 다듬어 입 밖으로 낼 줄 아는 사람이 뱉은 말의 수려함 만큼, 그에 따르는 태도 또한 기분에 따라 오르내리지 않고 정갈한 사람이, 불필요한 고집의 적당한 경계를 알고, 의견이 다른 상대방과의 대화도 꺼리지 않는 사람이, 흐리터분한 내 삶이라도 범상치 않다는 듯 유심히 들여다봐주는 사람이,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는 데에 일체 머뭇거림이 없는 사람이 좋다. 사랑이며 슬픔 같은 귀한 마음을 애태우는 일 없이 잘도 꺼내놓는 사람이, 타인을 대하는 말과 행동에 섣부른 악의를 섞지 않는 사람이, 나조차 알지 못했던 나의 장점을 들뜬 음성으로 나열해 보이는 사람이, 그런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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