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적다보면, 마음이 온통 아픔으로 물들게 된다. 혼자 있는 게 싫지만, 기대했다가 상처받기를 반복한 적이 많아서 그냥 혼자가 되기로 했다. 마음을 말로 뱉으면 약속이 되고, 그 약속은 행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의 말은 너무나도 가벼워서 지켜지는 일이 잘 없으니 속으로 혼자 '역시나 그렇지' 하고 실망한 내 모습을 감추려 애를 쓴다. 특히나, 가볍게 넘어간 말들은 기억도 못하기 일쑤지만 나의 기준에 맞추어서 말의 경중을 정하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악순환이 거듭될수록 줄어가는 기대감에 속도만 더할 뿐이더라. 연락이 오지 않는 것만큼이나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게 무섭고, 필요할 때만 이용당하는 내가 초라해진다. 나의 눈치와 예민함이 사람들의 환심을 사서 주위로 끌어당겼을지언정, 오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에 보이는 것도 말하지 않고 들리는 것도 못 들은 척 해야하는 현실에 마음은 자꾸 공허해진다.
헤어지면 무효해질 말들을 어떻게 믿을까. 보이지 않는 사랑이 어떻게 있다고 믿을까. 영원할거라면서 떠나는 사람도 봤는데, 사랑한다면서 날 버린 사람도 봤는데. 과연 너는 다를까. 어떻게 사랑할까라는 생각보다 또 어떻게 버려질까에 대한 걱정과 사랑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너에게마저 품는 의심. 사랑의 크기에 비례하며 커져가는 불안을 과연 너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과연 너는 나를 구해줄 수 있을까. 구속, 속박, 집착과 같은 단어들을 붙이지 않을 수 있나. 내 마음까지도 너의 것처럼 책임질 수 있나. 너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 없이 내릴 수 있을까. 지금 마치 사랑같은 것들은 또 얼마나 오래 갈까. 그럼에도, 정말 사랑일까. 앞으로의 시간 속에서도 네가 내 옆에 있다면 나 또한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너는 언젠가 또 나를 떠나가겠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면 또 나만 이 자리에 남겠지. 나는 또 아쉬움에 너무 마음주지 말걸 그랬다며 다시 사람을 놓아주고 혼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