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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life

나의 마음을 살피자

by 순애_ 2024. 4. 11.

나의 기쁨이 질투가 되지 않고, 슬픔이 약점이 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축하하고, 상대의 슬픔을 아파해주는 사람들과 살아가고 싶다. 숨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감정들을 가면 뒤에 숨겨 놓는 게 미덕이 됐다. 감정 조절이 아닌 감정 숨김을 해야 하는 우리가 슬프다. 해맑은 웃음을 잃어가고, 어금니를 질끈 물고 울음을 참아내야 하는 우리가 안쓰럽다. 언젠가부터 요동 없는 가슴에 잘했다고 칭찬해야 하는 우리. 물결 없는 바다처럼 마음이 마음이 아니게 된 나. 언제부터 고요해졌는지. 더 이상 요동치지 않는 가슴이 아프게 다가오는 날이다.

친절함을 건네도 누군가는 가식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다정함을 표현해도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 똑같이 대하더라도 누군가는 나를 싫어할 수도, 또 누군가는 나를 좋아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 마음에 들기란 아주 힘든 일이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발악하지 말자. 엄한 곳에 감정을 소비하기에 각자에게 주어진 감정은 그렇게 많지 않다. 자꾸만 이곳저곳으로 빠져나가다 보면 나를 보살필 감정조차 남지 않는다. 그 감정들을 한데 모아 나에게 쓰는 게 더 보람차지 않을까.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어차피 나를 미워할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미워할 테니. 미운 사람은 어떤 말을 해도 밉고, 좋은 사람은 어떤 행동을 보여도 귀엽다. 사람과 사람 관계는 한 사람의 노력만으론 감히 조정할 수 없다. 수많은 시간과 수많은 배경 그리고 수많은 만남을 통해 정해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너무 애타게 찾아다니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부질없이 생각하지도 말자. 모든 만남을 위한 노력과 관계로 인해 쓰인 시간은 전부 헛된 것 하나 없이 이어질 인연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욕심은 부릴수록 더 부풀고, 미움은 가질수록 더 거슬리며, 원망은 보탤수록 더 분하다. 아픔은 되씹을수록 더 아리고, 괴로움은 느낄수록 더 깊어지며, 집착은 할수록 더 질겨진다. 때문에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말 그대로 적당히 곱씹고 놓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떻게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아무리 공감 능력이 좋다고 해도 모른척하고만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그와 반대로 누군가는 특별히 무언가를 주고 받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고, 대화의 온도가 맞고, 이해가 가는 것들이 있다.

생각해 보면 맞지 않는 것들 때문에 깊이 생각하고 나아지려고 집착했던 순간들은 상황을 쉽게 나아지게 하지 못했고, 흘러가는 대로 두어도 묵묵히 나를 조용히 안아주는 존재들은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을 놓아주는 용기, 그게 바로 우리가 더 이상 아파하지 않기 위해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잘 견디다가도 무너지는 게 삶이고 관계다. 가끔은 놓아주고 포기해야할 것들을 붙잡고 나아질 거라고 믿으면서 집착하게 되는데, 그게 얼마나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아프게 하는 건지 모른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너무 깊이 곱씹지 말자. 작은 것에 집착하고 지나가는 것에 쉽게 상처 받으면 나만 손해니까. 굳이 힘쓰지 않아도 되는 것에 애쓰다가 지치지 말자. 시간과 같이 그 흐름대로 흘러가는 것이 인연이기에. 나와 맞는 것들과 함께 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누군가 내가 하는 것에 대해 비판을 늘어놓는다고 해도 흔들리지 않을 것. 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해낼 것. 때론 휘청이고 때론 무너질지라도 절대 뒤돌아서지는 않을 것. 시간이 흘러 나를 손가락질하던 이들에게 내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줄 것. 어떤 비아냥에도 흘려 넘어가지 않고 꿋꿋이 내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될 것. 비교는 하되 나를 자책하지는 않을 것. 나를 열심히 꾸미면서도 꾸미지 않은 내 모습도 사랑해 줄 것.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지닐 것. 지나친 욕심은 버릴 것. 아낄 줄 알면서 충분히 베풀 줄도 알 것. 불필요한 말은 줄이면서도 꼭 해야 할 말은 할 것. 취미가 무언지 특기는 무언지, 요즘은 어떤 운동을 하고 어떤 책을 읽는지 자신 있게 나를 말할 수 있게 나를 발전시킬 것.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해 볼 것. 현실과 이상은 한 끗 차이, 뭐든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명심할 것.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곳을 거닐 것. 나를 사랑하는 것을 친구에게, 애인에게, 가족에게 떠넘기지 않을 것. 누구보다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 내가 먼저 나를 가장 사랑할 것. 타인의 마음은 두고, 나의 마음을 살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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