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한 마디뿐이었다. 다정한 말들을 더 갖다 붙이지도 않았고, 너를 바라보는 시선을 딱히 달리한 것도 아니었다. 물론 내가 뱉은 한 마디의 크기가 절대 작은 건 아니었지. 그래도 이렇게 놀랄 일인가? 사랑한다고 말해 주지 않아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는데 말이다. 말 한마디에 웃으며 우는 너를 보니 사랑한다는 말을 다섯 번은 더 해주고 싶었다. 아니, 열 번, 스무 번이라도 더. 그렇지만 오늘은 딱 한 번만 해줄래. 네가 가능한 천천히 이 말에 적응했으면 좋겠다. 내가 매일 너를 보면서 몇 번이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도록.
참사랑인 너에게 내 사랑 얘기를 들려줄게. 있잖아, 모든 건 잊히는 것들이잖아. 그 안에서 넌 유일하게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는 사람인 것 같아. 물론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애써온 너의 노력 덕분이겠지. 네가 나에게로 와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알려주었기에 비로소 사랑을 알게 되었어. 길을 걷다가도 이건 내가 좋아하는 거, 이건 네가 좋아하는 거라며 우리의 취향을 공유했고,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만큼이나 약점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털어놓는 너의 과분한 믿음이 너무 고마웠어. 스스로를 나약하고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누구보다 강한 너는 무엇이든 포기하는 법이 없었고, 나에게 넌 참사랑 같았어. 차가운 세상에 혼자 외롭게 타오르는 불꽃같은 네가 다칠까 봐, 더 이기적이게 말했던 나를 용서해 줄 수 있겠니?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에도 상처를 받는 너의 겨울도 따뜻해질 수 있을 거야. 내가 너를 지킬 테니까. 당연한 듯이 새로움이 사라져가는데, 너와의 사랑은 더 소중해져서 익숙해지는 게 두렵지만, 사랑을 마음에 가득 담다 보면 온통 너로 가득 차는 걸 느껴. 그 모든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는 네가 처음엔 바보인 줄만 알았는데, 그저 선물 같은 사람이더라. 사랑이 나다울 수 있게, 내가 사랑다울 수 있게, 후회 없이 사랑해 주는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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