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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24

20240109

by 순애_ 2024. 7. 28.

내가 살아온 처절하게 혼자였던 제2의 삶엔 허점이 가득하다. 각박한 사회 경쟁에 내놓을 무기가 되지 못한다. 다크호스라기엔, 너무나 진부한 우울한 사람의 피곤한 인생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철저히 숨겨야 하는 약점이 되었고, 난 그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능력도, 힘도 없다. 나의 발악은 어느 누구한테도 들리지 않아 처참히 패배하고, 돌아오는 건 실망감에 내뱉은 한숨에 대한 질타였다. 매일같이 하는 사색적인 고민인 사랑이란 뭘까, 행복할 수 있을까, 따윈 한없이 지겨웠고, 아름다운 구속, 속박, 뭐 그런 걸 이름으로 날 짓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발칙한 장난질 같은 생각은 참 질리게 만든다. 불행하게 사는 내가 불쌍하다는 누군가의 말에 난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내 행복의 다른 이름은 불행이었다. 타인 없이 홀로 설 수 없는 그런 행복이었다.

살아도 고작 며칠 사는 초파리 죽이겠다고 물 갖다 붓는 게 인간이다. 아등바등 살아보겠다고 꿈틀거리는 데에 확 한 번 더 물 끼얹는 게 인간이다. 인간임에 회의감을 느끼고 외면해 봤자 나도 그저 그런 인간일 뿐인 거다. 게다가 인간 부류 중에서 난 나약한 인간이기에, 자주 넘어지고 좌절할 것이다. 그 어떤 것을 갈망하기에 마음의 무게가 짐이 되는걸까. 멋진 어른을 꿈꾸고 여유부리는 삶을 꿈꾸는거지, 흉내내며 현실을 회피하기를 바란 건 아니었다. 성공도 그 어떤 거창하고 멋진 것도 아니고 가장 얕은 행복, 쉬운 쾌락만을 바랐기 때문에, 간절하게 씩이나 바랐기 때문에, 난 겨우 이 자리인 것이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을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살아야한다. 아무리 나약하다고 해도 인간이기에 살아야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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