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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24

20240712

by 순애_ 2024. 7. 31.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나 또한 그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만 싶어진다. 진종일 그 사람이 나를 찾아주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게 되는 것과 동시에, 내게 주어진 하루를 더 열심히 살며 보다 멋진 사람이 되고자 힘껏 노력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비단 억지스러움과는 꽤 먼 거리가 있는 일이다. 골머리를 앓을 만큼 애쓰지 않더라도, 몹시 자연스럽게 두루 생각하고 또 행동하게 되는 법이니까.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등 떠밀지 않았지만, 평소였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일 앞에 무척이나 도전적이고 상기된 모습으로 임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다면, 그 사람에게 나의 장점이라며 꺼내놓을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더 얹을 수만 있다면, 세상에 못 할 것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의 휘황한 성장은 물론이거니와 세상을 보다 싱그러운 눈으로 내다볼 수 있게 되는 편안함을 쟁취해 내기도 한다.

실로 사랑은 그렇다. 당신을 만남으로 인해 더 나아지고 있는 내 모습을 분명히 목격하게 되는 것. 당신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나도 덩달아 가득 행복해지고, 우리가 더 애틋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발맞춰 천천히 나아 가게 되는 것. 이 세상에서 나 이외에 가장 소중한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나게 되는 것. 더는 초라한 모습으로 차가운 어둠에 갇히는 일 따위 겪지 않아도 되는 것. 무엇보다 서로의 삶에 한 줌 향긋한 흔적으로 남을 수 있는 커다란 특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

진심으로 누군가와 사랑을 나눈다는 건, 이만큼이나 따끈따끈한 온기를 품게 되는 일이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적지 않은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있던 내가, 나의 행복만큼이나 타인의 행복 또한 함께 빌어주게 된다는 게. 초라하거나 고통스럽지 않은 낮과 밤이 날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찾아온다는 게. 정말이지 포근하고 든든한 감정이다. 그리고 날씨가 퍽 뜨거워진 지금이 그 사랑을 마음껏 펼치기에 가장 알맞은 순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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