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벅차올라 울고 싶은 날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왜 그들 때문에 울어야 하는지 그게 더 속상했다. 너무 속상해서 혼자 술이라도 마셔버리고 싶었다. 내 몸 망가져가면서라도 우울감과 불안감에 벗어나고 싶었는데, 이제 그나마 숨통이 틔우려 한다. 정말 그 숨 막혀오는 괴로움과 악한 일들이 날 너무 힘들게 했다.
이제 나 믿을 사람 없는 건가, 사랑받을 수 없는 걸까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던 날들, 두 번 다신 없었으면 좋겠다. 나를 괴롭게 만드는 것들을 한데 모아다가 버리고 싶다. 사랑을 말하려는 것들, 슬쩍 눈물로 내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려 애쓰는 것들, 다정한 척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으려는 것들, 내 안부를 물으며 생사를 확인하는 것들. 그것들을 긁어모아 소각해버리고 싶다.
오늘의 달은 지고 내일의 태양은 뜬다. 힘들었던 오늘의 하루도 마무리되고 내일이면 또 다시 새로이 시작인거다. 우리는 이렇게 또 살아가게된다. 나도 모르게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많은 것들이 지나간다. 무의식한 하루사이에서 이렇게 바쁘게 살아봐야 어차피 죽지않나 라는 생각이 드문드문 들지만 어쩌겠나, 살아가라는 걸 그냥 이렇게 살아가 보는거지 뭐.
오늘 못한 일을 내일로 끌고 가지 않고 절반이라도 해내고 싶어. 대충이라도 보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그렇게 매일 혼잣말을 했다.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건네려고 하는 말이 아닌 내가 나에게 주문처럼 되뇌었던 말. 지더라도 이기고 싶어. 나를 내가 먹여 살리고 싶어.
살아내는 건 역시 쉽지 않다. 밥 챙겨 먹는 것도, 잘 자는 것도, 꾸준히 무언가를 해나가는 것도 전부 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이 중 하나라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이것들이 습관이 됐다면, 어느 날의 나는 이 생을 조금 더 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지 않을까.
사랑 받지 못한 기억이 넘쳐 난대도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고 진짜 사랑을 몰라도 좋아함까지만이라도 닿을 수 있다면, 환한 빛을 만지고 바람을 느끼면서 내일이 기대되는 삶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럴 수 있을 거다. 바뀌지 않는 것들은 그저 그렇게 두고 오늘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우리 그렇게 서서히 나아져 보자. 나 여기 있다고, 살아 있다고. 매일 어딘가로 향해가면서 무언가를 사랑해 보기도 하면서 끈질기게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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