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life24 행복의 조건 행복하려면 기억력이 나빠야 하고, 눈치가 없어야 한다. 내가 실패했던 모든 경험들을 빨리 흘려보내야 하고, 상대가 보내는 쎄한 기운에 멍청한 웃음으로 답하는 단순한 인간이 행복하기 쉽다. 저급해 보이는 싸구려 행복 같아도 가장 어려운 게 행복이다. 내가 바란 건 얼마나 고급진 행복이었는지, 얼마나 오래갈 행복이었는지. 그놈의 촉이 자꾸 정곡을 찔러와 얼른 눈을 감았다. 보이는 모든 것들을 관찰하고 기억하고, 연관 짓는 버릇이 들었다. 걱정하는 일들의 대부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위안 삼으려 했는데, 내가 그 대부분에 속하지 않는 거라면? 천부라고 단정 지울 수도 없으면서 왜 그런 책임질 수 없는 말을 뱉냐는 부정적인 생각부터 들었다. 사실 나도 모르는 게 아니다. 수없이 고민해도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2024. 7. 12. 애정하는 나의 미완성으로부터 사는 게 힘들 때요.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고, 다 포기하고 싶을 때요. 왜 이렇게 스스로가 못나보이는 걸까요. 웃는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 아무 노력없이 얻은 것들이 아니겠지만 얄밉고 질투나는 그 내 마음이 너무 못나 보인다구요. 왜 나는 실패의 길만 걷는 것 같은지, 왜 자꾸 남들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비하인드를 비교해서 스스로 작아지게 만드는지 자책해요. 이젠 마냥 좋은 것들을 보면, 좋다는 말만 나오지 않는다구요. 저걸 누리기 위해 내가 써야할 시간, 포기해야할 것들이 얼마나 날 사로잡아 괴롭히는지 아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 한 번 시간 내 보기에도 여유 없는 내가 얼마나 미운 줄 아시냐구요. 나를 증명해내는 것은 모두 수치화 된 단편적인 것들 뿐이고, 나의 서사와 나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2024. 5. 29. 낭만 실조 요즘 따라 너무 힘이 들고 지칩니다. 인간관계부터 시작해 일도, 공부도. 사람 하나 상대하는 것도 언제부터인가, 제게 일이 돼버렸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것을 계산하게 돼버렸습니다. 계산적인 삶을 사는 저를 보면 자조하게 되기도 합니다. 어릴 적 제 꿈이 뭐였을까요. 언제부터인지 저는 꿈을 잃었습니다. 아니, 잃은 척하고 삽니다. 세상은 제 꿈을 그리 예쁘게 품어주지 않을 테니까요. 누군가 청춘을 외치면 저는 입을 더 굳게 다뭅니다. 조금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공감을 표시하고는 집을 향해 돌아니다 한때는 저도 그랬을 텐데, 하며 추억을 회상하기 전에 바삐 걸음을 뗍니다. 언제부터인가 저는 초심도 잃었습니다. 돈을 버는 것도, 사람들을 만나고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다 저의 행복을 위해 시작했을 텐.. 2024. 5. 24. 미약한 나야 슬몃 끼워둔 건 내 진심이었어. 아무도 모르더라. 실은 나 많이 아팠거든. 그건 내가 티 내는 방식이었어. 장난처럼 들렸다니 장난처럼 사라지면 어떨까. 죽지 못하게 떠오르는 얼굴이 있어.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삶에 미련이 남아서 그런가 봐. 늘어가는 약을 입에 쏟아부으면서도 조금 더 잘살아 보겠다는 욕심이 들어서 그랬어. 역류하는 알약에 목구멍이 따끔거려. 소화하지 못한 건 알약뿐만이 아닐 거야. 일렁이는 검푸른 어둠이 나를 집어삼켜. 언젠가 피어오르겠다는 약속이 모호해. 밤에 피는 꽃을 보러 오는 나비가 있을까. 길게 늘어진 선이나 어디서 다쳤는지도 모를 흉터를 쓰다듬다 보면 병든 건 마음뿐이 아니란 생각이 들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을 거란 말에 기대서 짐을 조금 덜어내기도 해. 유별난 나를 어떻게 .. 2024. 5. 23. 삶의 조언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5. 18. 사랑을 믿고 추락하고 사람을 믿고 또 추락했어 아름다운 문장도 살고 싶지 않다로만 읽히던 때, 죽고 싶어 환장했던 날들. 그래, 있었지. 죽고 난 후엔 더 이상 읽을 시가 없어 쓸쓸해지도록 지상의 시들을 다 읽고 싶었지만 읽기도 전에 다시 쓰여지는 시들이라니 시들했다. 살아서는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고 내가 목매달지 못한 구름이 붉은 맨드라미를 안고 울었던가. 그 여름. 세상 어떤 아름다운 문장도 살고 싶지 않다로만 읽히던 때. 그래, 있었지. 본질을 잃은 사랑도 사랑인지, 타락한 모든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었어. 사랑은 부질없고, 속이 텅빈 가식이잖아. 사랑이라고 부른다고 그게 다 사랑인 건 아니잖아. 우울로 변하는 건 너무 한순간이었고, 아무것도 믿지 못하게 된 그 순간 모든 게 검게 물들어. 새 시작을 할 수 있는 시작.. 2024. 5. 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