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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24

20240522

by 순애_ 2024. 11. 9.

자꾸 나를 생각하면 죽고 싶어진다. 너를 생각해야, 그래야 나는 살 수 있다. 점점 길어지는 낯이 너무 무서워도, 자주 내리는 비에 마음이 멍들어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불쑥 고개를 들어도, 나는 너를 생각하면 살 수 있다. 내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는 사랑, 어디에 더 있을까. 내가 죽어서도 너를 천년토록 만년토록 기다리기만 할 수 있다고 고히 고백할 수 있는 사랑. 이미 없는 너를 씹어 삼켜야만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사랑.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눈 앞에 있지만 없는 너를 직접 안고 느낄 수 있는 사랑. 내 영원한 마지막을 내바칠 만큼 간절한 사랑. 만약 그 사랑을 너도 먹을 수 있다면, 나는 정말 널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남들과는 좀 다른 우리의 방식을 당당히 내보일 수 있을까. 언제까지 청설모로 살 수 없으니까. 언제까지 이 사랑이라는 단어에만 집착할 수 없으니까. 잠깐 숨을 머금었다가, 후 내쉬면 언 공기에 퍼져 나가는 입김처럼 내가 그 인생에 빨리 나타나 금방 사라지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이만큼의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너를 안고 물고 핥고 빨고 먹을 만큼, 내 몸으로 직접 너를 담을 만큼, 더 절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오직 내 인생엔 너 뿐이니까. 그래야 난 너에게 남고, 넌 나에게 남는다. 우리의 사랑을 증명하기까진 시간이 좀 걸리겠지. 그게 천 년이 걸리든 만년이 걸리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난 너를 꼭 볼거니까. 우리 사랑이 부끄럽지 않게 할테니까. 내 소망은 사람들 앞에서 너와 손을 잡는 거다. 네가 내 손을 놓치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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