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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24

20241106

by 순애_ 2024. 11. 8.

받은 사랑에 비해 내가 건넨 사랑이 얼마나 모자랐는지를 지나고서야 알게 된다 소중했던 무언가를 얼마나 무심하게 방치해두었는지를 없어지고야 알게 된다 감정은 늘 급하고 급한 마음은 늘 후회를 남긴다 후회는 늘 늦고 늦고서야 겨우 손톱만큼 사랑을 깨닫는다 나는 이제 덜 우울해서 마음에 드는 문장들도 못 쓰고 울고 싶은 겨울에는 엎드려 울기만 한다 자꾸만 멀어지는 글자 귀퉁이만 만지작거리다가 밤을 새운다 누군가를 믿어 보기엔 나는 의심이 너무 많고 그런다고 기대보기엔 부담이 될까 두렵다 혼자 사는 게 차라리 편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외로움에 취해 쓰러질 것 같은 밤은 괴롭다

너에게 더 큰 의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수록 내 마음을 줄이는 연습을 했어 언젠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마음이 너를 옥죄게 될까 봐 나는 그 옥죄는 손에 기대를 자꾸 얹게 될까 봐 그래서 그랬어 그동안 모질게 굴어서 미안해 사실 나쁜 쪽은 네가 아니라 나였어 나를 포기해달라고 그런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해댔던 거 전부 미안해 나 우리의 헤어짐을 생각하면서 머리에서 마음에서 온통 널 나쁜 사람 만들었어 나를 위해서 이별이 더 맞는 거라고 미련한 판단이었어 네 사랑을 무릎 꿇여 놓고 악을 쓰며 이기려 했던 거 미안해 사실 이긴 건 너야 결국 미련의 끝엔 나만 서 있잖아

사랑해 사랑해서 난 나 때문에도 울고 너 때문에도 울어 난 원래 너 없이도 눈물이 많았는데 너 만나고도 여전히 많이 울어 아픈 사랑도 때론 사랑이 될 수가 있어? 그냥 그렇게 믿을래 지금 내가 필요하대잖아 나는 사실 내가 미워 나는 나 안 사랑해 그러니까 네가 나 좀 사랑해줘 내가 포기해놓고 이렇게 나와서 미안해 날 좋아하지 않는대도 너 만나겠다고 한 것도 나고 마지막을 택한 것도 나야 혹여나 후회한다면 그것도 내 몫이겠지 근데 너무 아프고 힘들어 책임질 줄도 모르면서 또 이해할 줄도 모르는 사랑에 문외한 내가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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