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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90

20220927 맺고 끊음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을 정말 싫어했다. 확실하게 결론 내리지 못하는 사람은 답답해 보였고, 애매한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정, 사랑 따위를 목숨이라고 생각하자면, 꾸역꾸역 연명해나가듯이 잡고 있는 관계는 정말 쓸모없다는 거다. 그렇게 내가 그은 선들이 거미줄이 되어 얽혀 날 조이긴 했어도, 어리석게 명확하고 확신 가득한 관계들이 꽤나 마음에 들었었다. 어느샌가, 내가 우정 따위, 사랑 따위라고 부르던 것들이 내 목숨보다 소중하고, 내 전부를 걸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존재가 되었다. 또, 때론 유한하지만 무한한 것 같은 기다림, 무의미하고 불확실한 선과 실없는 웃음 같은 흐릿함이 현명하다는 것도 안다. 믿음 같은 것도 없어도 된다. 있다는 게 조금 웃긴 이야기일수도. 어떻게 보면, 불안이.. 2024. 4. 22.
20240421 내 얘기를 털어놓으려고 마음먹은 게 정말 오랜만이다. 사랑받지 못해서 생긴 결핍도, 내가 정말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힘든 게 아닌 걸 너무나도 잘 안다. 그저 너무 애쓴 마음 때문에 채워지지 않는 내 속이 공허한 것이다. 난 사랑을 많이 주는 사람이니까,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내가 이 자리에 있으면서 반겨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나 보다. 근데, 사실 아쉬운 쪽도 나라서 떠나지 못하고 내가 머물고 있는 게 맞다. 나는 우정, 위로, 응원 그 모든 관심을 사랑으로 여기는데 내가 너무 거창하게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며 살았나.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웃고, 내가 별일 없다고 말하면 더 이상 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나의 하루가 어땠는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힘들면 .. 2024. 4. 21.
20220905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4. 19.
20230906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4. 16.
20240308 계획에 없던 낮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잊어버린 것이 수두룩하다. 사야 할 식재료들, 읽어야 할 책들, 만나야 할 사람들, 엄마에게 걸려던 전화. 부랴부랴 몸을 일으키고 밖으로 나왔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 거리의 분주한 사람들을 보니 잊었던 사람들이 수북하다. 연락 한 통 안 하게 된 친했던 친구, 한동안 참 많이 사랑했던 그 사람, 안부들로 뒤덮은 채로 보지 않았던 지인들, 한 번쯤은 만나고 싶던 누군가. 삶에 치여 누군가를 잊어간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한숨이 나왔다. 누군가는 나를 잊어가겠구나. 아니, 어떤 이는 벌써 나를 잊었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씁쓸해졌다. 누군가를 잊고, 누군가에게 잊힌다는 것. 오늘은 다른 날보다 퍽 외로운 밤이겠다. 보고 싶은 이름 하나둘씩 적어보면 꼭 한편엔 그의 이름이.. 2024. 4. 14.
20231026 요즘은 자존감이 너무 낮은 시기다. 매번 이 시기가 돌아오면 나는 나를 더욱 미워한다. 사랑이 찾아와도 왜 나를 사랑하냐며 밀어내고, 설렘이 느껴져도 그 사람을 사랑할 용기가 없어 포기한다. 농담으로 던진 말들에도 괜스레 속상해지고, 평소엔 흘려보내던 날카로운 말들이 전부 상처로 남는다. 나는 지금 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도 없지만 나를 사랑할 자신은 더더욱 없다. 나는 나를 미워한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전부 내 잘못인 것 같아서, 그래서 오늘도 나를 흘겨본다.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전부 그래 보여서 나까지 나를 그렇게 바라본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보다 아마 내가 나를 더 싫어할지도 모른다. 알면서도 나를 싫어하는 내가 정말 싫다. 아프지 .. 2024.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