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90 20230301 너만 보면 자꾸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하지 못한 내가, 착하게 살면 상처를 기본적으로 받고 살아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무수히 젓던 내가, 네 앞에만 서면 이기적이게 사는 법을 잊는다. 특히나 신은 나를 매번 무너뜨렸기에 더는 진절머리가 나서 살 수 없다며 얼마 전까지도 열심히 숨기에 바빴던 내가,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몰라 우울 속에 투영하던 내가 왜 자꾸 너를 믿고 싶을까. 기어코 좋은 사람이 되어 너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내 방을 가득 채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분명 신과 같은 것들은 멀리하겠다며 수십 번도 넘게 다짐했던 사람이다. 다시는 내 전부를 걸지 않겠노라. 죽어도 무언가를 나의 계절의 대상으로 두지 않겠노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연관 짓지 않겠노라.. 2024. 4. 8. 20240211 괜찮은 것들은 다 죽었고 제일 불쌍한 나만 살았다. 가장 죽고 싶던 나는 질긴 목숨을 붙들고 겨울을 살아남았다. 마음에 드는 것들은 모두 죽었고 나만 겨울을 살아남아 또 여기 있다. 이별 앞에선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마주하길 바랐는데 늘 더디고 연약한 모습은 여전하다. 아픔에 성장하질 못해서 섭섭함에 어쩔 줄 모르는 어린아이같이 모든 불안함 앞에선 자꾸만 한없이 작아진다. 내일이면 그때와 다를 바 없이 또 새벽의 우울함들에 한없이 파묻히겠지. 깊숙이 들어가 날 찾지도 못한다면 더 좋겠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것 같아 다시 우울해졌다. 공허한 감정들만이 남아 공간을 가득 채운다. 지겨운 나날의 반복에 점점 지쳐간다. 난 잘하는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노력하는 사람도.. 2024. 4. 7. 20240123 과거를 들추고 곱씹어 본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으면 어때. 과거에 발목 잡혀 있으면 좀 어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 나는 어떡하라고. 하아, 깊은 한숨 소리에 등이 쪼그라든다. 서늘한 시선에 흘러나오던 눈물이 도로 들어간다. 감정에 호소하는 나를 이해 못하겠다는 듯이 눈을 감아버린다. 됐다, 그만 얘기하자. 시작조차 하지 않았는데 멋대로 끝을 내버린다. 차게 식은 손가락 끝을 감싸 쥔다. 덜덜 떨려오는 몸을 더 작게 웅크리고 무릎을 끌어안았다. 시야에 들어오는 꼬물거리는 발가락 끝을 바라보다 둥글게 말아 쥐었다. 들려오는 한숨 소리가 마음에 쌓여 무거워진다. 등을 크게 부풀리며 숨을 내뱉어 보아도 마음의 돌덩이들은 해소되지 않는다. 주먹을 쥐고 가슴을 턱턱 두드려도 보지만 여전.. 2024. 4. 6. 20221204 슬픔을 반으로 쪼개서 운다. 반만큼도 채 울지 못하고 또 반으로 슬픔을 나눠 담는다. 삶에 지쳐 허덕이다 가까스로 여유가 생기면 담아뒀던 슬픔을 꺼내 운다. 지친 탓에 꺼이꺼이 울지 못하고 표정이 없는 얼굴로 눈물만 주룩주룩 쏟아낸다. 오늘도 역시 울지 않으려 했다. 참아왔던 울음이 터져버리면 나는 영영 울지 않는 법을 잊어버릴 것 같아서. 하루가 멀다 하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날들이 점점 늘어날 것만 같아서. 하지만 역시 후두둑 쏟아지는 눈물은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닦아도 닦아도 닦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눈물 닦기를 그만두었다. 엉엉 소리 내어 울 수조차 없는데, 눈치 없는 눈물은 뭐가 그리 급한지 서로 앞다투어 쏟아지기 바쁘다. 시큰거리는 코를 붙잡고 입으로 쌕쌕 밭은 숨을 몰아쉬며, 눈치 없이 쏟.. 2024. 4. 5. 20240403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4. 3. 20240331 되는 게 하나도 없고 아는 게 하나도 없다. 시간은 촉박한데 결과는 없다. 마음이 급해지니 짜증이 늘어난다. 여유가 없으니 신경질적이다. 내가 그렇다. 여유롭게 무언가를 해 본 기억이 없다. 여유 있는 마음은 두둑한 통장잔고로부터 나온다고 했었던가. 피식 웃고 말았던 말이 크게 와닿는다. 흘려들었던 말들이 다 내 얘기 같다. 나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 같다. 익숙해서 점점 질려갔고 신선한게 필요해서 새로운 걸 찾지만, 결국 익숙한 것에 이끌려 또 다시 익숙한 것을 보고 있다. 내가 하면 익숙하고 진부하고 남이 하면 새롭고 신선하다. 누구나 다 하는,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다 할 줄 아는 그런 것들이 내가 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된다.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못하고 너무 .. 2024. 3. 31. 이전 1 ···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