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66 유사사랑이었던 것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9. 9. 여름의 너 지난 여름에 봤던 능소화가 여전히 내 눈동자에 박혀있는데 여름은 나를 한참 앞서갔다 지난 여름, 이 더위가 채 가시기 전에 기필코 유서를 완결할 거라 마음 먹어놓고는 아직까지도 완성해내지 못 했는데 몇 밤 지나면 다음 여름이 돌아온단다 시간이 그렇게나 많이 지났단다 내가 가만히 여름을 떠올리는 동안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구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유난히 무더웠던 그 해 여름의 열기를 나는 여전히 기억하는데 말이다 권태로운 여름은 틈 없이 다른 꿈을 꾸게 만들었고 적막한 여름은 마음 한 구석에 불안을 심었다 고요한 여름은 혼자인 게 두려워 사랑을 갈구하게 만들곤 했다 나를 괴롭히는 무수한 여름 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두려웠던 건 사실 너 없는 여름이었다는 것을 너는 알 턱이 없었다 어쩐지 너무 덥더라니, 그 .. 2024. 9. 9. 20240906 십중팔구 오차투성인 삶이다. 세상 속 자아는 거듭 마찰을 일으키느라 분주하고, 사랑조차도 한낮의 꿈처럼 흩어진다. 그 수많은 전쟁을 손에 움켜 쥐고 동틀녘을 바라보던 청년들이 여기에 있다. 모진 말들에도 죽지 않고 아득바득 살아내며, 은둔하듯 연명하는 자들이 여기에 있단 말이다. 편지를 쓰는 마음은 늘 어리석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않되, 상대를 무자비하게 난도질해선 안 되니까.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리하여 나는 많은 말들을 줄인다. 그런데, 그대가 어엿하게 무르익으려 한다. 외곬 속으로 어린 몸집을 감춘다. 그럼 나는 속으로 기도하고 싶은 욕망을 움켜쥔다. 간사할지도 모를 이 마음이 정녕 당신을 위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우리의 엔딩이 누군가의 아픔을 묵과하는 모습은 아니어.. 2024. 9. 9. 배고픈 사랑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31. 이번 생에 함께해줘서 고마웠어 사실 우리에게 전혀 아무렇지 않은 일 같은 건 없었다. 난 외로움을 많이 탔고 너는 아무리 다그쳐도 나쁜 사람이 못됐으니까. 그렇게 서로의 조언을 필요로 한 만큼 견고해질 수밖에. 너와의 우정엔 동트는 새벽이나 담뱃재 같은 게 꽤나 많이 끼어있는데도 희한하게 숨통이 계속해서 트였다. 같이 맥주를 입안에 머금고 숨 넘어가게 웃어대도 여전히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건 기분 탓이었나. 시니컬의 끝을 달리는 우리조차 누군가와는 죽고 못사는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는 변화도 생겨났다. 갈수록 모호해지는 결핍들이라 우린 점점 그것들에 대해 굳이 상의하지 않아도 되게 됐던 것처럼. 또 한 살을 더 먹어도 각자의 문제를 알아서 해결하고 오는 일 따윈 일어나지 않았다. 그간 얼마나 상황이 최악으로 더.. 2024. 8. 31. 20230503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31.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