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90 20221110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1. 2. 20231129 사실 알고 있었어. 애써 모르는 척 했던거야. 내가 말을 돌릴 때마다 어두워졌던 너의 표정을 난 선명하게 기억해. 나한텐 선택권이 없었어.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숨을 쉴 수 있었으니까. 서서히 지친 눈빛으로 식어가는 마음에 갖은 이유를 댈 걸 당연히 예상했으니까. 처음엔 다 좋지. 좋은 줄 알지. 조금만 지나도 아무렇지 않았던 것들 모든 것들이 아무렇지 않지 않아 보일 걸 알아. 넌 왜 그렇게 예민하고 불행해 해? 넌 왜 불완전하기만 해? 나한테 당연하기만 한 내 불행과 우울이 옮겨가는 걸 볼때마다 씁쓸함을 느끼다가도 이런 날 사랑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작은 기대를 하겠지. 불확실하기만 한 미래에 확실한 게 하나라도 있다면 몇초라도 더 살고 싶어지니까. 대신 그에 대한 내 무조건적인 사랑은 나의 면죄부이.. 2024. 11. 1. 20230823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0. 31. 20241027 언제 어떻게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날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 삶에 대하여 비관적인 생각뿐입니다. 탄생조차 내 뜻대로 원한 일이 아니었는데 죽음 또한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때가 떠오릅니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뜻대로 할 수 있게 두었어야 공평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떤 두 사람의 결실이 탄생이라는 말로 아름답게 포장되는 일이 때때로 구역질 나기도 합니다. 삶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고 이렇게 허투루 써버려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제 글을 발견하고 읽고 계신다면 제가 바라던 일이 당신께서는 우려하던 일로 벌어졌을까요? 저는 제가 원하던 일을 이룬 것이니 더 이상 염려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무탈하고 평안한 삶을 지내려 떠났을 뿐이니까요. 큰 보탬이 되지 못해 .. 2024. 10. 27. 20241004 유서 속 당신은 늘 겨울만 찾았다. 하지만 나의 겨울은 그날 당신과 함께 죽었다. 유서 속 당신은 내게 겨울의 순수함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 순수함에 의해 더욱 주악해졌다. 거리에서는 온갖 진혼곡이 두 귀를 틀어막고, 사치스러운 조명이 두 눈을 멀게 했다. 그럼 나는 또 당신의 그림자를 놓친다. 그럼에도 유서 속 당신은 또 입에 겨울을 담았다. 흰 서리를 머금은 문장은 비탄의 단말마로 가득하기만 했다. 당신은 뭐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서 마지막까지 겨울을 울부짖었을까. 날선 공기와 차가운 바람은 매년 당신의 시간을 난도질만 하고 사라지는데. 그렇게 겨울을 사랑했던 당신은 뭐가 그렇게도 무서워서 계절을 등지고 도망쳤을까. 그런 주제에 뭐가 그렇게도 미련이 남아서 애통을 삼키고 죽으려 할까. 유.. 2024. 10. 17. 20240930 삶의 의지를 무너지게 할 만큼 무더웠던 여름이 있었지만 꼭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할 만큼 찬란했던 여름도 있었다 삶의 의지를 녹아내리게 만들었던 여름이 있었기에 작디 작은 것들 사이로도 우리는 행복을 볼 줄 알게 되었다 그래, 모든 상황을 낭만의 장치로 취급해버리자 그 무더운 여름은 나를 죽이기 위해 찾아온 것이 아니라고 단지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무수한 순간들 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그렇게 말이다 너를 닮은 것이라면 나는 늘 곧잘 사랑해 버리곤 했다 가끔은 외로움을 이기지 못 해 가벼운 사랑을 했다 불안정한 것이나 건강하지 못 한 것들에게 쉽게 눈길이 갔다 순간 머물다 떠날 마음을 다정으로 착각해 마음을 베이기가 일쑤였다 네가 없는 여름 동안 나에게는 의미 없는 사랑만이 늘어갔다 여름이 남겨두고 간 것을.. 2024. 9. 30. 이전 1 2 3 4 5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