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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가 빛인 사람 사랑해라는 말보다 나도라는 말이 더 쉬웠던 사람. 미안하다는 말을 못 해 죄 없는 손톱을 물어뜯었던 사람. 온통 무심함이 가득한 채 나를 많이 사랑하던 사람.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 내내 중얼거렸던 사람. 나는 그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갔다. 그를 보면 살아졌다. 그는 얘기했다. 오늘이 오늘이라 좋다. 오늘의 너를 볼 수 있어 좋다. 오늘의 네가 여기 있어 좋다. 그의 말은 특별했다. 그였기에 소중했다. 그가 한 말이라,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그라서. 나는 종종 봄날에 피었다. 푸른 청춘이었고, 남들은 나에게 한창 좋을 나이라는 말을 많이 했지만 틈만 나면 나는 꺾였다. 삶이 무서웠고 주어진 생이 어렵다는 기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자주 목소리를 숨겼고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를 .. 2024. 11. 6.
네 행복이 억울해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1. 6.
20221020 너의 위로에 어울리는 반응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입꼬리가 움직이지 않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어간다. 진심으로 건네준 말들이 튕겨져 나가는 걸 느낄 때마다 참 부질없다고 느끼겠다. 나도 네 긍정적인 말들과 따뜻한 성격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꽤나 애썼는데. 세상 예쁘게 말하는 너에게 티끌만큼의 행복이라도 안겨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마음이 변하지 않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나와 똑같은 분신이 해주는 말이라면 모를까. '세상에는 정답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으로 난 나를 위해주는 사람들의 말에 하나하나 반문을 하고, 과연 정말 나를 이해하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 지쳐서 끝나버린 대화가 내 속에선 끝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끝에는 또 어김없이 '왜 그랬지' 하는 후회와 이렇게 또 .. 2024. 11. 6.
6개월 줄게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11. 4.
사랑이 아파요 보이지 않아도 은연중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무언가들이 있다 예를 들면 공기라던가 신이라던가 그런 갖가지 것들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겠다며 애를 썼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잡아 보겠다며 발버둥을 쳤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아 믿을 수도 없는 것을 믿어버리고는 왜 믿었냐며 나를 자학했다 과연 사랑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왜 나에겐 그것이 보이지 않고 그저 허상처럼 느껴지는가 있으면 살 수 있다던데 나는 없어서 죽어야 하나 사랑이라는 것이 그랬다 보이지 않아도 은연중에 사랑이 가득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공기가 가득해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사랑 또한 그런 줄 알았다면 네게 사랑을 보여달라며 발악하는 여자로 남진 않았을 텐데 나는 아무리 발악해도 보이지 않는 사.. 2024. 11. 4.
20220807 내가 믿는 건 진실이 아니다. 진심이다. 진실이 아니라고 말을 해도 나는 오롯이 진심에 기대어 왔다. 진실 같은 건 너무 이분법적이라서 의심하고, 그 의심을 확인하는 과정엔 지치고 실망하고, 아주 가끔 안도하는 불안한 마음밖에 없기에 내가 믿을 건 진심밖에 없다. 상대의 진심이 아주 조금밖에 없다 해도, 내가 보고 믿었던 그 따뜻했던 순간들로 모든 거짓을 덮어 줄 수 있었다.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건 오롯이 스스로였는지, 자신의 고된 삶이었는지, 모든 것에 이유가 있었으리라. 내가 믿었던 진심은 여전하리라. 그렇게 또 진심에 기대었다.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부터 이기적인 사람, 스쳐 지나가는 사람,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까지 많은 관계들이 있지만, 그 모든 관계가 사랑이길 바라진 않아도 적어도 자기 마음에.. 2024.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