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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에 원망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6.
사랑과 다정의 관계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면 다정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랑과 애정, 다정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연장선상에 있다. 이를테면 위상동형이다. 사랑에는 다정함이 수반된다. 다정하지 않은 사랑은 이제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십 대엔 불 같은 사랑을 지향했었다. 관계를 불태우고 건조하게 만드는 걸로는 도저히 모자라서 걸핏하면 서로의 생에도 뜨거운 불길을 놓기 일쑤였다. 그렇게 다 태우고 나서 까맣게 된 폐허에 서면 그제야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게 사랑인 줄 알았다. 서로의 생에 검고 납작한 검은 얼룩을 여기저기 남겨놓는 거. 기꺼운 마음으로 검은 얼룩을 안고 살았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조금 다른 가치를 보게 됐다. 이제 내게 사랑이란.. 2024. 8. 6.
20240806 그간의 연애를 되돌아보면 좀 건강하질 못했다. 그건 내가 가지고 있는 연애관의 문제였다. 그러니까 애초에 근본부터 조금 어긋나있던 것이다. 나는 서로의 생에 깊이 관여하는 연애, 서로에게 서로의 생을 얼마간 위탁하고서 자아의 일부분을 잘라내 서로의 안에 구겨 넣는 연애를 해왔다. 누군가 내게 의지하고, 내가 없으면 곧 죽어버릴 것 같단 말을 들으면서 나의 쓸모를 실감했다. 쓸모의 실감. 내 연애는 오직 나의 쓸모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건강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사실은 이런 자각도 없었다. 애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비로소 그것이 꿈인 것을 알아채는 것처럼, 나는 애인을 만나고 나서야 그간 해온 연애가 조금 잘못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무.. 2024. 8. 6.
사랑이라 믿었던 것들 눈을 감으면 꿈속에서 그 사람을 보았다. 이제 이 생에서 볼 수 없는, 나의 흑백이 되어 버린 슬픈 그림자. 다시 눈을 뜨면 현실로 돌아왔으나 이곳은 주야를 가리지 않는 고독한 지옥이었다. 내 독방에선 퀘퀘한 냄새가 났고 인간들에게선 밤마다 구역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죄다 지겨울 만큼 모멸스러웠다. 의지할 곳 없는 무심한 세상에서 사랑을 기대하고 사랑을 희망하고 사랑을 용서했다는 이유로 순진무구하다는 소릴 들었고, 나는 단지 나라는 이유로 죄인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낭만, 글자, 청춘. 그러나 이것은 타인에게 득이 되지 않았으므로 내가 잠시라도 입술에 올릴 때마다 역겹다는 시선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은 마치 나를 이 지구에 잔존해선 안 되는 오물처럼 느끼게끔 했다. 내가 사랑했던 정인도 다정했던.. 2024. 8. 5.
오래전의 꿈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5.
20230204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적다보면, 마음이 온통 아픔으로 물들게 된다. 혼자 있는 게 싫지만, 기대했다가 상처받기를 반복한 적이 많아서 그냥 혼자가 되기로 했다. 마음을 말로 뱉으면 약속이 되고, 그 약속은 행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의 말은 너무나도 가벼워서 지켜지는 일이 잘 없으니 속으로 혼자 '역시나 그렇지' 하고 실망한 내 모습을 감추려 애를 쓴다. 특히나, 가볍게 넘어간 말들은 기억도 못하기 일쑤지만 나의 기준에 맞추어서 말의 경중을 정하게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악순환이 거듭될수록 줄어가는 기대감에 속도만 더할 뿐이더라. 연락이 오지 않는 것만큼이나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게 무섭고, 필요할 때만 이용당하는 내가 초라해진다. 나의 눈치와 예민함이 사람들의 환심을 사서 주위로 끌어당.. 2024.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