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66 희재의 연필 희재는 종종 내가 죽는 꿈을 꾼다고 했다. 나의 장례식에 몇 번이나 왔다고. 그런 날은 꼭 깨어나서 울었다고 했다. 다시는 못보게 되었다는 서러움이 복받쳐서 "나는 이제 어떻게 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고도 했다. 그런 희재를 보면서 나는. 어차피 헤어졌으니 못보는 건 마찬가지 아니냐고 물으려다가, 어쨌든 마주 앉은 상황 탓에 그러지 못했다. 우린 어쩌다가 다시 마주앉게 되었을까. 나는 왜 새벽에 걸려온 희재의 전화를 기여코 받고 말았을까. 의문은 해결되지 않고서 젯바퀴처럼 나는 왜. 나는 왜. 소리를 내며 의미없이 돌았다. 헛도는 쳇바퀴가 달구어 놓은 정수리가 미끈하게 뜨겁다. 별 일 없으면 됐다고 말하는 희재에게 나는 고개만 끄덕여 인사를 대신 했다. 헤어지던 날 안녕은 충분히 말했으니 우리 사.. 2024. 8. 11. 후회는 혼자 하는 거야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11. 20221231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8. 11. 나는 무엇이든 되어 나는 나를 사랑하는 것들을 등한시하고 파랑새가 되어 상공을 부유하고 싶었으나 결코 그러지 못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어 버렸네 우리는 그것을 이 고국의 도덕이라 일컫지만 그 자신에게만큼은 지울 수 없는 상흔이었네 나는 단지 내가 되고 싶었네 그 삶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그 까만 밤을 건너 나는 단지 내가 되고 싶었네 결핍이 넘쳐 너른 마음으로 울부짖고 위조된 사랑을 베풀며 허세를 떨었네 헤아릴 수 없고 보듬을 수 없는 나는 단지 내가 되고 싶었네 야밤에 온몸에 힘을 빼고 초고를 썼다. 기운이 없고 지친 상태로, 축 늘어지고 우울만이 들어선 육신을 가진 인간처럼 말이다. 요즘은 매일 전쟁을 하고 있다. 살고 싶은 나 자신과 죽고 싶은 나 자신은 오늘도 수천 번째의 싸움을 하고 있어서다. 저 멀리, 저기 멀.. 2024. 8. 9. 다채로운 흑백 내가 추억을 부르는 말이다. 사라지는 것들은 항상 추억을 슬퍼지게 만든다. 나의 하루를 채운 너는 이제 여기에 없고, 그 때의 나조차도 지금 여기에 없으니까. 내가 아끼는 기억이 영원히 그대로 과거에 머문다면, 난 거꾸로 달리려 애를 썼겠지만, 모든 것들은 서서히 색을 잃어간다. 하지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사랑들은 살다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돌아오기에 그땐 더 잘해줘야지, 무척 아껴줘야지 다짐하게 된다. 그러다 또 순간들이 흩어진다해도 추억들은 점점 나를 벅차오르게 만들 것이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들에 너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 떠나가는 것들보다 곁에 남아 당신을 지켜주고 있는 것들이 더 많으며 새로운 축복들 또한 당신을 향해 오고 있을테니,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하루의 행복에 집중하길 바란다.. 2024. 8. 9. 20221026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은 어리석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에 관해 우리는 그저 어렴풋이 짐작할 수만 있을 뿐이다. 상상력은 무한하다고 하지만, 어차피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이란 거,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의 범주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게 명백하니까. 그러므로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같은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최소한의 이해를 동반하지 못하는 공감은 좀 폭력적이라고 여긴다. 러닝머신 위에서 42.195km를 달리는 것과 실제 마라톤을 완주하는 일이 완벽히 다른 것처럼, 경험해보지 못한 괴로움과 나 사이엔 넘겨짚을 수 없는 벽이 있다. 그런 연유로 그 사람이 내게 건넨 위로는 러닝머신 위에서 하는 헛발질과 비슷한 거였다. 그러므로 나는 동감해줄 수가 없는 것이다. .. 2024. 8. 9.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