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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온 고양이 네가 빌려온 고양이 같아서 좋았어 가만히 고른 숨만 내쉬고 있어도 떡하니 눈에 튀어버리는, 시시콜콜한 농담 따먹기 할 여유조차 주지 않고 떠나버리는, 멍청한 사람들은 대체 뭐가 저리 신나냐는 듯한 표정으로 초점 없는 눈빛으로 은근히 구경을 즐기는 네가 좋았어 돌아갈 곳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물어보려 다가가면 곧장 도망갈 것 같은 네가 좋았어 글쎄 왜 넌 고마움을 모를까 아무렴 어때 이제 그런 것 따위는 상관 없이 넌 나 없이 살 수 없는 몸이 됐는걸 기다려봐 좋은 생각이 났어 널 부르는 내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널 자꾸만 잡아두는 게 사랑이지? 아무래도 그런 게 틀림없어 나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랑 같은 거 해본 적이 없어서 뭐가 사랑인지 몰라 뭘 해야 사랑인 건지 몰라 사랑이라면 어떻게 대해야 하는.. 2024. 8. 3.
어른이 되는 법 그게 어디든 중요치 않았다. 그녀는 곧 죽어도 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늘 최악과 차악 중에 차악을 고르는 것 말고 자유라곤 없었기 때문이란다. 타협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죄다 뒷걸음질이었음을 알게 되고나서 가장 절망했다고 한다.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을 배우려 든다는 건 미련한 걸까 대담한 걸까, 그러한 것들을 고민하다보니 머리가 띵했다고 한다. 그래, 뭐가 됐든 배짱 없는 인간은 평생 갇혀 살겠지, 걔네들보단 조금이나마 더 나은 생에 다다르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듯 했다. 그녀는 스스로가 어려도 너무 어려서, 대체 어디까지가 시행착오고 어디까지가 성숙해진 자신인지조차 모르겠다고 하더라. 주제 모르고 덤비는 것만큼 멍청한 건 없을텐데 그녀는 본인이 겁 많고 울음도 많지만 그만큼 .. 2024. 8. 3.
20240729 이토록 하루 곁을 걸어도 어째서 자꾸만 생각이 나요. 그럼으로 저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그냥,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인정하게 됐다고요. 이만큼이나 그리웠다고요. 여전히 가까이, 기꺼이 사랑한다고요. 한참이나 오래 당신을 생각했다고요. 겉으로 관심 없는 척 해봐도, 스스로를 속이려 해봐도 마음이 하는 일은 제가 조절할 수 없는 건가봐요. 당신을 좋아합니다. 근데, 그냥 정말 좋아하기만 해요. 더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지도 않고 무언가 바라고 싶지도 않아요. 이렇게 말하면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이게 진심이에요. 나는 당신을 정말 많이 좋아해요.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가끔은 손을 잡고 싶기도 해요. 그렇지만 그러지 않았어요. 내가 무언가를 하나 시작한다면, 당신이 딱 그 하나만큼 아파.. 2024. 8. 3.
마음이 깊어요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31.
최고치의 불행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31.
20240712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나 또한 그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만 싶어진다. 진종일 그 사람이 나를 찾아주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게 되는 것과 동시에, 내게 주어진 하루를 더 열심히 살며 보다 멋진 사람이 되고자 힘껏 노력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비단 억지스러움과는 꽤 먼 거리가 있는 일이다. 골머리를 앓을 만큼 애쓰지 않더라도, 몹시 자연스럽게 두루 생각하고 또 행동하게 되는 법이니까.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등 떠밀지 않았지만, 평소였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일 앞에 무척이나 도전적이고 상기된 모습으로 임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다면, 그 사람에게 나의 장점이라며 꺼내놓을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더 얹을 수만 있다면, 세상에 못 할 것이 없는 사람이 .. 2024.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