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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낮잠 사랑하는 이와 나란히 누워 곤히 자는 낮잠만큼 과분한 행복이 또 있을까. 잠에서 깨자마자 누가 먼저 것 없이 안부를 물어대고, 부스스한 얼굴과 수수한 옷차림으로 함께 끼니를 해결하고, 그제 겪었던 우스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바람 얹힌 봄꽃인 듯 차르르 웃어대다, 다시금 졸린 눈을 하고서 정리되지 않은 이부자리 속으로 사이좋게 파고드는 일. 두어 시간 뒤에는 꼭 일어나자는 헤픈 약속. 이겨낼 수 없는 나른함을 반씩 나눠 가진 채 서서히 잠이 드는 순간. 나는 이러한 순간에 놓일 때마다 다신 없을 행복과 빈틈없는 쉼을 만끽한다. 유령은 유령인데 장밋빛 유령이라도 된 양, 붉고 향긋한 해방감을 경험한다. 사랑과 낮잠, 고작 이 두 가지의 조건이 나를 전혀 새로운 세계로 앞다 투어 인도하는 것이다. 사랑은 스스.. 2024. 7. 21.
불신의 이유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21.
20221101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21.
비도 오고 그래서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이었다. 모든게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던 그 때,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네 크고 넓은 등이 한없이 작고 초라해지며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아이처럼 엉엉 소리를 내며 내 손을 붙잡던 그 투박한 손을, 온기를 내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비 맞은 개처럼 온몸을 덜덜 떨며 미안해, 잘못했어를 연신 되풀이 하는 그 물기 머금은 목소리에 마음이 한없이 여려져 나도 왈칵 눈물을 쏟아내 버렸다. 결국 그 물기 머금은 목소리에 나는 또 져버렸다. 진짜 우리가 헤어질까봐 안절부절못하고 기다리기만 했다는 네 마음이 너무 순진해서, 헤어지는 상상조차 안된다고 금방이라도 죽을듯이 울먹이는 너를 끌어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두 번 다시는 마음 약해지지 않으리라 마음 먹으며 .. 2024. 7. 16.
영원이 되고 싶었어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16.
20221218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