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2432 20240704 동이 트려고 할 즈음에 스르륵 눈을 떠서 잠들어있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다. 쌕쌕 숨 쉬는 소리가 적막을 깨면 그제야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고,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손가락 끝으로 살며시 그의 눈과 코, 그리고 입을 따라 그리며 사랑한다고 작게 읊조린다. 언제는 그의 품에 안겨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심장 소리를 들으며 그의 손바닥에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갔다. 키득거리는 소리가 공간을 메꾸었고 그는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정하게 쿵쿵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잠이 쏟아졌다. 잠들지 않으려 눈에 힘을 주고 미간을 찌푸리자 소리 없이 웃으며 찌푸려진 미간을 슥슥 문댔다. 따듯한 온기에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왔다. 따듯한 그 사람이 너무 좋다. 차디찬 내 몸을 만질 때와 다르게 그에게선 사람.. 2024. 7. 24. 20240614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14. 20240606 문장을 천천히 읽어보면 늘 그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표현해 주기에 내가 그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만, 난 내 아픔을 표현하기에 무리가 있다. 그 사람과 내 사이를 가로막는 벽 중 하나는 표현이 다르다는 것. 난 늘 칭얼대는 게 일쑤인 문장들이고 그 사람은 덤덤하게 이어나가는 아픈 말들이다.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눈물 하나 흘리지 않는 그를 보면 어떻게 위로의 말을 가져다줘야 할지 가늠이 안됐다. 내가 그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겁이 나기도 했다. 비록 하나부터 열까지 나와 다른 방식을 가진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난 모든 게 같아지고 싶다.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우울하기 시작한 것도 같아지기 위해서였으니까. 하지만 그 사람을 위했던 내.. 2024. 7. 13. 20240417 아끼는 친구에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을 했다. 이렇게 살 바엔 편히 죽고 싶다고. 살아있는 게 죄 같아서 매일이 힘들다고. 매일 겨우겨우 붙들고 있는 하루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친구는 사람은 누구나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를 힘들게 찾는 사람, 쉽게 찾는 사람이 나뉠 뿐이라고. 근데 나는 찾고 싶지도 않다. 왜 찾아야 하지? 살아갈 명분을 굳이 찾으며 살겠다는 게 아닌데 내 말은. 하지만 그는 그의 말에 울분을 쏟아내는 나에게 부정적인 마인드를 고치지 않으면 상종도 안 하겠다고 쐐기를 박아버렸다. 사는 게 폐를 끼치는 것 같다는 말에 내가 죽는 게 제일 폐를 끼치는 거라고 한다. 진심으로 날 걱정해 주는 마음이 이해가 갔지만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저 책임 회피로 .. 2024. 7. 12. 20240316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5. 31. 20240515 생각지도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고,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또 다른 상황들이 맞닥뜨려지고,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그 상황들을 받아들여야 했던. 그런 정신없었던 날들을 보내고 이제 조금 숨을 쉬어본다. 숨을 쉴 틈이 필요했다. 죽지 못해 사는 것 같았던 근래 나는 몸도 마음도 지쳐 축 처진 시체처럼 생기 하나 없었다. 예민한 날이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고단한 밤에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엎어놓았던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하기를 여러 번 반복. 어둠에 익숙해진 눈을 찡그리며 밝은 액정을 쳐다보기를 또 반복. 애써 좋은 생각을 하려 멋진 상상을 해보려 들지만 다시 찾아오는 공허함과 슬픔. 매번 이 시간이면 걸려오는 부재중 전화에 마음이 요동친다. 혹시라도 너일까 봐. 매일같이 널 기다리는 건 아니지만 뜬금없는.. 2024. 5. 15.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