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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90

20230114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사는 걸 보면, 숙명인가 싶긴 하다. 힘든 게 적성인 인간. 사실 나의 본질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나의 조울은 그저 변덕으로 치부된다. 조울보다 우울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힘든 애로 보이고 싶진 않다. 자기 방어인지 유기에 대한 불안감인지 모라겠지만 자연스레 괜찮은 척을 하게 된다. 실제로 힘들기만 한 건 아니고, 특히나 세상 가볍게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나의 진정성을 평가받고 싶지 않다. 나에게 산다는 건 무섭지만 큰 용기를 내고 있는 증거이기 때문에. 내가 믿을 건 흘러가는 바다와 하늘 같은, 불변하는 것들뿐이다.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수많은 마음을 갖고, 견디겠다는 이야기이다. 애정 어린 관심은 늘 .. 2024. 7. 30.
20240109 내가 살아온 처절하게 혼자였던 제2의 삶엔 허점이 가득하다. 각박한 사회 경쟁에 내놓을 무기가 되지 못한다. 다크호스라기엔, 너무나 진부한 우울한 사람의 피곤한 인생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 철저히 숨겨야 하는 약점이 되었고, 난 그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능력도, 힘도 없다. 나의 발악은 어느 누구한테도 들리지 않아 처참히 패배하고, 돌아오는 건 실망감에 내뱉은 한숨에 대한 질타였다. 매일같이 하는 사색적인 고민인 사랑이란 뭘까, 행복할 수 있을까, 따윈 한없이 지겨웠고, 아름다운 구속, 속박, 뭐 그런 걸 이름으로 날 짓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발칙한 장난질 같은 생각은 참 질리게 만든다. 불행하게 사는 내가 불쌍하다는 누군가의 말에 난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내 행복의 다른 이름은 불.. 2024. 7. 28.
20240620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26.
20240725 나를 완전히 망가지게 두지 않는 사람 하나 덕에 살아낸다. 발을 헛디뎌 하염없이 낙하하는 나를 단번에 건져 올리는 사람. 쏟아내지 못해 사방으로 부풀어 오른 내 이야기를 애써 들어주는 사람. 돈 십 원 한 푼 받지 않고도 내 푸념을 귀담는 사람. 내가 줄 수 있는 건 고작 가난한 애 정뿐이지만, 나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지 않을 행복과 과장 조금 보태어 새 것의 삶을 얻어낸다. 그러는 나는 괜한 농담 같은 말씩이나 툭툭 건네며, 벅차오른 감사를 가벼운 척 깊숙이 전한다. 삶이란 본디 꽤 쓸쓸한 것이기에 그 고독의 영향권 속에 정통으로 속해버린 사람은 필사적으로 애정할 존재를 만들며 살아간다.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적 수단으로써. 무언가를 마음 다해 사랑하지 않고서는 쉽게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기 일쑤이기.. 2024. 7. 25.
20240704 동이 트려고 할 즈음에 스르륵 눈을 떠서 잠들어있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다. 쌕쌕 숨 쉬는 소리가 적막을 깨면 그제야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고,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손가락 끝으로 살며시 그의 눈과 코, 그리고 입을 따라 그리며 사랑한다고 작게 읊조린다. 언제는 그의 품에 안겨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심장 소리를 들으며 그의 손바닥에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갔다. 키득거리는 소리가 공간을 메꾸었고 그는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정하게 쿵쿵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잠이 쏟아졌다. 잠들지 않으려 눈에 힘을 주고 미간을 찌푸리자 소리 없이 웃으며 찌푸려진 미간을 슥슥 문댔다. 따듯한 온기에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왔다. 따듯한 그 사람이 너무 좋다. 차디찬 내 몸을 만질 때와 다르게 그에게선 사람.. 2024. 7. 24.
20240614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4. 7. 14.